영성일기

막8:22~26 본향길

파란꿈 2021. 10. 16. 15:46

#본향으로 가는길

마가복음 8장

22. ○벳새다에 이르매 사람들이 맹인 한 사람을 데리고 예수께 나아와 손 대시기를 구하거늘

23. 예수께서 맹인의 손을 붙잡으시고 마을 밖으로 데리고 나가사 눈에 침을 뱉으시며 그에게 안수하시고 무엇이 보이느냐 물으시니

24. 쳐다보며 이르되 사람들이 보이나이다 나무 같은 것들이 걸어 가는 것을 보나이다 하거늘

25. 이에 그 눈에 다시 안수하시매 그가 주목하여 보더니 나아서 모든 것을 밝히 보는지라

26. 예수께서 그 사람을 집으로 보내시며 이르시되 마을에는 들어가지 말라 하시니라

예수님은 사람들이 맹인에게 손대기를 구하니까 맹인의 손을 잡아주셨다. 그 자리에서 그의 눈을 뜨게 하지 않으셨다. 많은 사람들이 봤으면 쇼처럼 되었을 것같다는 생각이 든다. 탁월하고 신비한 능력을 소유한 의사처럼 보였을수도 있을것같다. 예수님은 그런 의사로 오신것이 아니라 참 생명을 주시러 오신 분이시기에 예수님은 사람들에게 보여지는것을 선택하지않으셨다.

도리어 시각장애인과 개인적인 관계를 가지셨다. 눈뜨는 과정은 제자들에 의해서, 혹은 그 시각장애인에 의해서 나에게 까지 들려지게 되었으나 개인적인 일대일의 깊은 만남의 시간이었던 것이다. 인격적으로 훌륭한 인품과 탁월한 지혜와 지식을 겸한 분을 만난다면 그 감동은 크다. 유튜브를 통해서라도 그런 분의 강의를 듣게 되면 울기도 하고 웃기도 하며, 삶의 자세를 가다듬게 되는데 이 시각장애인은 대중강연도 아니었고, 일대일의 개인적인 만남을 가진것이니 그 깊은 변화가 얼마나 컸을까 !

예수님은 그 사람을 집으로 보내시고 마을에는 들어가지 말라하셨다. 그는 집에 제대로 갈 수 있었을까? 집을 찾기 위해서 그는 어쩌면 다시 눈을 감아야했을 지도 모른다. 눈뜬 감격이 있었겠지만 보이는 것을 새로이 배워야했을 것이다. 만일 그가 뱃새다 마을로 돌아간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뱃새다 사람들이 따뜻하고 긍휼이 여기는 사람들이라면, 그 놀라운 것에 신기해하며 다른 병든자를 찾아 예수님께 찾아갔을것이다. 또한 그 사람의 이야기를 들으려고 했을것이고 몰려들었을것이고, 그 사람은 외적환경에 사로잡힐지도 모른다. 자기가 노력하지않은 인기를 누리게 됨으로써 본질을 잃을지모른다. 어쩌면 그 사람을 집으로 데려다 주려고 같이 갈지도 모른다. 그러면 그 사람은 사람을 의존하는 것을 먼저 배우거나 의존하는 삶을 유지할지모른다.

반면 자신들의 호기심을 채우고 확인하기 위해서 맹인을 예수님에게 데리고 간 이기적인 사람들이었다면 눈뜨게 된 그 사람을 처음에는 호기심으로, 돈벌이 수단으로 그를 활용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그에게 집으로 보내셨다. 그 과정은 그에게 과제였을 것이다. 고향으로 돌아가는 길. 눈뜬 선물을 가지고, 어떻게 눈을 뜨게 되었는지의 소식을 가지고, 어떤분을 만났지의 감격을 가지고 눈을 떴지만 손끝으로 촉감을 활용하고 그렇게 갔을것같다. 그가 집으로 가는 길이 왠지 나에게 천국이라는 본향으로 가는 길과 겹쳐진다.

눈먼 것이 죄가 아니지만 자의가 아닌 타의에 의해서 많은 사람에게 수술과정이 보여지는 것은 수치심이 생길지도 모른다. 예수님은 죄의 자백의 시간처럼 은밀한 교제를 통하여 새로운 삶을 주셨다. 주 예수님의 깊은 배려가 느껴진다. 인간에 대한 깊은 존중이 느껴진다. 본향으로 돌아가는 그 사람은 사람을 의존했던 삶에서 벗어나 예수님의 손길, 존대와 배려, 인격적인 대우, 탁월한 능력의 경험을 누리며 돌아갈 것 같다.

나를 그렇게 대우하시는 예수님을 느끼며 감사를 드립니다.